집을 들여다보면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삶과 취향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남다른 취향을 지닌 6명의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집과 일상에 관한 20가지 질문을 던졌다. 오랜 시간 동안 좋아하는 물건과 저마다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완성된 보석 같은 집의 장면들.
취향의 집합체
엘쎄드지 강정선 대표
자기 소개와 하는 일 조금 다른 시선으로 공간을 바라보며 새로운 상상을 부여하는 작업을 하는 엘쎄드지 L’ – C de J의 공간스타일 디렉터. 다양한 브랜드 공간과 주거 공간에 대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이 집의 첫인상 이곳은 프로젝트 아트디렉터로 먼저 참여한 공간이다. 아크로 갤러리의 디스플레이 디렉팅을 하며 잘 만들어진 레이아웃과 창문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실제 집으로 첫 만남을 가진 순간은 ‘아! 밝다’, 그리고 3m가 넘는 높은 천고로 인한 공간감이 마음에 들었다.
언제부터 살고 있는지 3년 정도 되었다.
이 동네와 집을 선택한 이유 기존 아파트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순환 동선이나, 거실 공간을 거치지 않고 외부로 나갈 수 있는 편리한 디자인. 유리 마감을 앞세운 통창 디자인에서 벗어나 오히려 프레임으로 윈도 뷰를 정리 해준 디자인이 좋았다. 또 서울숲이 바로 앞이라 반려견 수리의 삶에 아주 최적화되어 있기도 했다.
인테리어 컨셉트 이클레틱 스타일 Eclectic Style.
이 집에서 가장 애정하는 공간 오브제들을 맘껏 늘어놓은 다이닝 공간과 침실. 뷰가 좋은 마스터룸 욕실, 의자가 곳곳에 놓인 거실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가구 혹은 소품 너무 많아서 말하기 쉽지 않지만 아가페 까사 agape casa의 에로스 Eros 테이블, 마츠 테셀리우스 Mats Theselius의 알루미늄 체어, 지오 폰티의 슈퍼레게라, 다양한 스타일의 촛대.
가장 좋아하는 컬러 다양한 컬러를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공간에 무의식적으로 계속 쓰는 유사한 컬러들이 있다. 벤자민 무어 컬러칩 이름으로 헤븐리 피스 Heavenly Peace. 블루에 약간의 그린과 옐로가 몇 방울 들어간 컬러. 지루하지도 않고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싫증나지 않는다.
애정하는 작가나 디자이너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의자를 멋지게 만드신 지오 폰티와 유머러스하면서도 폼 잡지 않는 디자이너 필립 스탁.
가장 좋아하는 리빙 브랜드 너무 많지만 디자인 클래식이라 칭할 수 있는 다양한 가구를 만날 수 있는 브랜드 까시나, 금속공예가의 면모가 느껴지는 조명은 일상적인 공간에 조형미를 부여하는 세르주무이를 꼽고 싶다.
집이 가장 예뻐 보이는 시간대 아침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시간과 저녁 해질녁, 그리고 해가 막 지나간 야경을 즐기는 시간.
집에서의 일상, 하루 루틴 아침이 되면 반려견 수리가 산책 나가자고 달려온다. 남편과 수리, 이렇게 될 수 있으면 셋이서 꼭 같이 서울숲을 산책하는 게 하루의 시작이다. 간단하게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함께 출근한다.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 거실과 침실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 침대 위로 수리가 달려오는 몽롱한 아침 시간.
집에서 요즘 즐겨 듣는 음악 코델리아의 Little Life, 매튜의 Blossom, 조성진의 Chopin Piano Concert No2 Ballades.
가장 자주 해먹는 요리 요리는 주로 남편이 한다. 연어솥밥, 다양한 파스타, 샤브샤브 등 다양하다. 최근에 새로 들인 아이템 일본 교토에 여행 갔다가 그 지역 작가들의 도자기를 여러 점 구입했다. 또 류연희 작가의 오픈 스튜디오에 갔다가 구입한 촛대도 있다.
갖고 싶은 위시리스트 아프라&토비아 Afra&Tobia의 아프리카 체어 여러 개와 샬롯 페리앙의 Nuage à Plots 책장.
요즘 관심 있게 바라보는 것 작은 공방의 크리스털 제품과 촉감이 좋은 침장 제품.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곳에 함께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관심이 간다. 오늘 기분에 따라 컵을 골라 물 마시는 그 즐거움 말이다. 그리고 집에 대해, 여행지의 집, 자연 속의 작은 집에 대해 여러모로 공부 중 이다. 수리를 위해 서울이 아닌 대관령에 반려견 동반 카페테리아를 하게 되었는데 레지던스, 롯지, 캐빈 등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나에게 집이란 취향의 집합체이기도 하지만 느리고 행복하고, 그런 삶이 담긴 존재.